늦봄에도 내리는 눈, 왜 그런 걸까?

늦봄에도 내리는 눈, 왜 그런 걸까?

 

오늘 아침 창밖을 보자마자 두 눈을 의심했어요. 3월 29일인데 눈이라니? 지난주까지만 해도 봄 햇살이 따뜻해서 미뤄두었던 겨울옷을 정리해 버렸는데 하얀 눈송이가 하늘에서 휘몰아치고 있더라고요. 마치 겨울이 "아직 안 끝났어!"라고 억지를 부리는 것 같았네요. 세차까지 했다면 정말 억울할 뻔했어요.

이렇게 예상치 못한 봄철의 눈은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불편함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늦봄에도 눈이 내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역사적으로 가장 늦게까지 눈이 내린 사례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번 블로그에서는 그 원리를 살펴보고, 기록 속 흥미로운 사례들을 알아보겠습니다.

 

 

1. 눈이 내리는 원리

눈은 대기 중의 수증기가 얼어붙어 형성된 얼음 결정이 지상으로 떨어지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눈이 내리려면 단순히 추운 날씨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다음과 같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1) 차가운 기온

눈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대기 중 기온이 0도 이하로 떨어져야 합니다. 특히 구름이 있는 상공에서 온도가 낮아야 하며 지면 온도 역시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되어야 눈이 녹지 않고 쌓이게 됩니다.

  2) 습도와 응결핵

대기 중에 수증기가 충분히 많아야 하고, 미세먼지나 얼음 결정 같은 응결핵(구름 방울이 얼어붙는 작은 입자)이 있어야 눈이 형성됩니다. 응결핵이 부족하면 구름이 형성되더라도 비로 내릴 가능성이 큽니다.

  3) 대기의 층 구조

눈이 형성된 후 지상으로 내려오는 동안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면 눈은 녹아서 비로 바뀝니다. 하지만 상공에서부터 지상까지 기온이 영하로 유지된다면 눈이 그대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즉, 고도가 높은 곳은 춥지만 지상은 비교적 따뜻한 늦봄의 경우 갑자기 눈이 내렸다가 녹아버리는 일이 자주 발생합니다.

 

2. 늦봄에 내리는 눈의 원인

봄이 되면 일반적으로 기온이 상승하지만 때때로 예상치 못한 한기가 남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늦봄에 눈이 내리는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기온 역전 현상

때때로 지표면 기온이 높아도 상층 대기의 기온이 갑자기 낮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날씨는 마치 "겨울이 끝났다고 방심하지 마!"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2) 한랭 전선의 영향

봄철에도 찬 공기 덩어리가 이동하며 한랭 전선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한랭 전선이 따뜻한 공기와 만나면 강한 상승 기류가 발생하고, 구름이 형성되면서 눈이 내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이제 슬슬 얇은 옷 입어도 되겠지?" 하던 찰나 기습 한파와 함께 눈이 내려 깜짝 놀랄 때가 바로 이러한 경우입니다.

  3) 라니냐와 같은 기후 변동

라니냐 현상이 발생하면 특정 지역에서 평소보다 기온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4월이나 5월에도 예상치 못한 눈을 맞이할 수 있다네요. 그래서 "지구온난화라더니 왜 더 추워진 거야?"라는 말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3. 역사적으로 늦게까지 내린 눈 사례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예외적으로 늦은 시기에 눈이 내린 기록이 있습니다. 몇 가지 흥미로운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1) 한국의 4월 눈 (2020년)

한국에서도 2020년 4월 중순에 예상치 못한 눈이 내린 적이 있습니다. 당시 한반도 상공에 한기가 남아 있었고, 저기압이 지나가면서 기온이 급강하하여 눈이 내린 것입니다. "겨울옷 다 정리했는데 다시 꺼내야 하나?" 하고 당황했던 기억이 나네요.

  2) 미국의 6월 폭설 (1816년)

1816년은 '여름이 없던 해(The Year Without a Summer)'로 기록되었습니다.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의 대규모 분화로 인해 전 지구적으로 기온이 낮아졌고, 미국 동부와 유럽에서는 6월에도 눈이 내렸습니다. 여름에도 겨울 외투가 필요했던 한 해였다고 합니다.

  3) 일본의 5월 눈 (1980년)

일본 홋카이도에서는 5월 중순에도 폭설이 내린 기록이 있는데 이는 찬 공기와 습한 공기가 만나면서 형성된 저기압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벚꽃 보러 갔는데 갑자기 눈이라니!" 하는 황당한 경험을 했을지도 모르겠네요. 

  4) 캐나다 캘거리의 9월 눈 (2014년)

여름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9월 초에 캐나다 캘거리에서는 폭설이 내려 수많은 나무가 부러지고 도로가 마비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아침에는 반팔 입고 나왔는데 저녁에는 눈을 치우고 있었다"는 현지 사람들의 인터뷰가 남아있습니다.

 

4. 마치며

늦봄에도 눈이 내리는 이유는 대기 중 기온, 습도, 상승 기류 등의 기상 조건이 맞아떨어질 때 발생합니다. 또한 역사적으로도 기후 변화나 대기 순환의 영향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시기에 눈이 내린 사례가 많습니다.

봄날의 따뜻한 햇살에 방심하고 있다가 느닷없는 눈을 맞으면 "아, 또 새차해야 하나..." 하는 현실적인 고민이 들기도 하죠. 하지만 이런 특별한 날씨를 만나는 것도 일종의 재미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