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주의 음악
낭만이라는 단어는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아지게 합니다. 사전적 의미의 낭만이란 현실에 매이지 않고 감성적이고 이상적으로 사물을 대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원래 'romantic'이라는 단어는 중세 유럽에서 유행하던 통속소설을 의미하는 'romance'에서 유래되었고, 이는 전기적이고 공상적인 요소가 많은 애정담이나 무용담을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입니다. 때문에 로맨틱하다는 말에는 비현실적이고 소설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낭만주의 음악의 배경
엄밀히 말하면 음악의 시대적인 분류에 낭만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지만 19세기의 음악이 문학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은 사실이므로 낭만주의 음악이라는 단어의 정당성을 인정해야 합니다. 베토벤으로 시작된 낭만주의 음악은 빈 고전파와 19세기 음악을 말합니다. 낭만주의 음악의 초기는 고전파의 말기와 중첩되고, 말기는 근대 음악의 시작과 중첩됩니다.
역사적으로 구분하자면 프랑스혁명부터 19세기 후반 제국주의가 절정을 이루었던 시기로 이 기간에 근대 국가가 성립되었고, 민주주의, 산업혁명, 신인문주의 운동이 성행하는 등 사회·정치 ·경제적으로도 급변하였습니다. 그중에서도 과학기술의 혁신적인 발전은 유럽 사회의 산업혁명을 보다 앞당기며 사회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급기야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생겨나면서 수많은 이념 논쟁을 불러오며 크림전쟁, 미국 남북전쟁, 보불전쟁 등을 야기시켰습니다. 이러한 자유로운 사고와 불합리성에 대한 저항은 결과적으로 문학 및 예술분야에서도 큰 변화를 이끌어내게 됩니다.
미술에서는 사실주의 다음으로 인상주의가 시작되었고 세잔, 마네, 모네, 르느와르 등의 작가가 출현하였습니다. 문학에서는 인상주의와 연관있는 상징주의 및 낭만주의 시인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랭보, 디킨스, 괴테, 위고 등의 작가가 활약하였습니다. 그리고 헤겔, 쇼펜하우어, 니체 등의 많은 철학자들은 새로운 사상을 주장하였습니다. 특히 민주주의의 발전과 신인문주의 운동으로 인하여 많은 이들이 개인의 자유로운 사상과 감정에 대한 인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낭만주의 음악에서 근간이 되었던 사조 중의 하나는 개인의 가치를 중시하는 개인주의였습니다. 예술가들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인간 내면의 신비함에 빠져들었고, 그 경이로움에 감명받았습니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것만이 중요시되었던 세계에서 벗어나 마음껏 상상할 수 있는 세계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베토벤의 음악을 시작으로 고전주의 음악이 지향했던 예술적 이상이 완전하게 실현되면서 생긴 어떤 반작용 현상으로 아름다움을 바라는 방향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이전의 고전주의 음악에서 악곡의 형식은 완벽하게 정리되었고, 표현의 특성은 단단하게 확장되었으며 억제되어야 할 부분과 세련미까지 모든 것이 이루어진 상태였습니다. 때문에 더 이상의 만족을 위해서는 기존과는 다른 새로우면서도 진귀한 요소들이 필요했습니다.
고전주의 시대가 도시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것과는 달리 낭만주의는 농촌과 자연을 지향하였습니다. 철학자들은 자연의 선함을 강조하였고, 인간을 타락하게 만드는 인위적인 문명화를 배척했습니다. 예술가들의 작품에는 자연, 그중에서도 풍경을 낭만적으로 표현했는데 사실적이거나 객관적이기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그 속에 반영하려 했습니다. 다시 말해 그들은 예술을 하는 데 있어 아무런 제약 없이 자유롭게 표현하고, 열정적으로 추구하는 기쁨을 누렸던 것입니다.
낭만주의 음악의 특징
그들은 소나타를 대범하게 바꾸거나 내던지는 대신 자유로우면서 가변적인 형식을 사용하게 됩니다. 주제의 내용이 확실하지 않거나 구성이 모호하고, 악곡의 규모가 극단적으로 크거나 작아졌으며 균형이 맞지 않는 구성이나 서로 어울리지 않는 불협화음 등이 낭만주의적인 특징입니다.
가곡과 오페라 및 교향시를 중심으로 하는 표제 음악이 그 대표적인 예로써 이는 문학적이고 극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낭만주의 작곡가들은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하고, 미술에도 관심을 가지며 그들이 보고 느낀 어떤 것들도 창작의 소재로 만들었습니다. 극적인 구성은 낭만주의 음악의 본질을 형성하였고, 현실에서의 절망감을 상상이나 공상의 세계에서 구원받으려 했습니다. 또한 19세기의 사회적 불안감은 사람들이 종교를 동경하고 구원을 바라게 되면서 그 공상의 세계가 종교의 세계로 대치되는 경우도 빈번히 발생하였습니다.
이 시기에는 악기가 개량되고, 관악기 등이 새롭게 개발되는 등 음색의 미가 더욱 강조되었고, 음의 세기 중에서 크레셴도(점점 세게)와 디미누엔도(점점 여리게)가 과하게 사용되었습니다. 또한 대규모의 관현악이 성행하고, 관악기 및 타악기 등의 사용이 많아지며 음향도 이전보다 많이 커졌습니다.
풍부해진 시와 피아노의 발전으로 시에 곡을 붙인 성악곡인 '예술가곡'이 확실히 자리잡았으며, 뛰어난 연주 실력을 과시하기 위한 작품들이 나오면서 '비르투오소'라고 불리는 기교파 연주가들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또한 독특하게 이 시대에는 피아노를 위한 소곡이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야상곡, 전주곡, 즉흥곡, 마주르카 등의 수많은 명곡들이 탄생하게 됩니다. 낭만주의 음악의 조짐은 베토벤의 후기 곡들에서 보였으나 낭만주의 음악의 대가의 시작으로는 베버와 슈베르트를 꼽을 수 있습니다.
그 후 19세기 중기로 들어서며 멘델스존, 쇼팽 등에 의하여 낭만주의 음악은 더욱 발전하게 됩니다. 그들은 고전적인 방법을 모조리 버리고 감정 표현이라든지 자연 등에서의 자극을 추구했습니다. 다른 쪽에서는 파가니니의 자극으로 이전과 다른 관능적인 음악이 나오기도 하고, 베를리오즈 등에 의하여 새로운 느낌의 피아노 음악과 관현악이 나오는가 하면, 리스트가 고전적인 교향곡 대신 교향시를 새롭게 등장시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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