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의 역사 - 낭만주의 음악가(슈만)

낭만주의 음악가

슈만(Robert Alexander Schumann, 1810~1856)

슈만은 독일의 초기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작곡가로 피아니스트이자 음악평론가였습니다. 슈만의 <시인의 사랑>을 들으면 문학적이면서도 시적인 컬러감으로 달콤함의 절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는 전형적인 낭만주의 음악가로 본인의 음악적인 재능에 문학적인 재능을 더해 음악에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슈만은 기본적으로 문학적인 개념을 음악 위에 두었으므로 그의 곡들은 매우 감성적이면서도 시와 같은 느낌을 줍니다.

 

 

로베르트 슈만은 1810년 독일의 츠비카우에서 5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출판업을 하였기에 어려서부터 문학을 접할 기회가 많았으므로 14세 때에는 아버지가 출판하는 책에 그의 글이 실렸고, 17세 때에는 시를 자작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음악적 재능도 있었기에 7세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곧이어 작곡도 하기에 이릅니다. 아버지는 그런 그의 음악적인 재능을 키워주려 했지만 1826년 사망하였고, 어머니의 뜻에 따라 라이프치히 대학교의 법학과에 입학하였습니다. 라이프치히에서 음악의 열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피아노 교수 비크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정식으로 피아노를 배우게 되지만 손가락 부상으로 인해 피아니스트의 길을 포기하고 작곡가와 음악 평론가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비크 밑에서 함께 피아노를 배웠던 에르네스티 폰 프리켄과 슈만은 사랑에 빠지게 되었고, 그녀와 사귀며 피아노 곡 <사육제>과 <교향적 연습곡>을 작곡하기도 하지만 결혼을 앞두고 둘은 헤어졌습니다. 이후 9살 연하의 스승 비크의 딸 클라라와 또다시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클라라는 어려서부터 유명한 피아노 신동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여성편력 및 경제적 이유 등으로 비크는 둘의 사이를 격렬하게 반대하였고, 법정 다툼까지 벌이게 되지만 우여곡절 끝에 결국 1840년 클라라와 결혼에 성공하게 됩니다. 

이들의 사랑은 음악사상 유명한 이야기로 클라라와 결혼 한 해를 '가곡의 해'라고 부릅니다. 이전까지는 피아노 곡만 작곡하던 슈만이 이 해에 <리더 크라이스>, <시인의 사랑>, <미르테의 꽃> 등의 가곡의 걸작들을 작곡하였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노래와 더불어 피아노 반주의 비중이 커지면서 곡 안에서 피아노의 선율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됩니다. 그의 곡들은 대부분 시적인 서정성이 담기며 시와 음악이 어우러져 높은 예술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본인이 발굴한 음악가였던 슈베르트의 문학적 분위기를 닮았으면서도 또 달랐던 슈만은 이후 브람스와 볼프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피아노 페달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근대 피아노 연주법을 발전시켰고, 반음계적인 화성 및 리듬을 교차하고 당기는 음 등 그의 음악은 낭만주의 피아노 음악 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슈만의 활동은 그가 머물렀던 도시 이름을 따서 라이프치히 시대(1824~44년), 드레스덴 시대(1844~50년), 뒤셀도르프 시대(1850~54년)으로 나누어집니다. 라이프치히 시대에 쓰인 곡들은 대부분 피아노곡과 가곡입니다. 1840년 가곡의 해, 1841년 교향곡의 해, 1842년 실내악의 해, 1843년 오라토리오의 해라고 할 만큼 그의 음악은 다양한 장르로 확장되었습니다. 그는 음악 비평가로 활동하며 쇼팽이나 브람스 같은 위대한 음악가 및 재능 있는 음악가들을 널리 알리기도 했는데 10여 년 동안 <음악 신보>를 발행하면서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뛰어난 피아니스트였던 아내 클라라와 연주 여행을 할 때면 사람들은 클라라만 인정을 하였고, 슈만은 생전에 크게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좌절감은 정신이상 증세로 사망한 아버지와 누이까지 겹치며 불안감이 극에 달하게 됩니다. 환청과 환각, 망각 증상까지 보이며 그의 증세는 더욱 심해졌고, 급기야 라인강에 몸을 던지기도 합니다. 이후 스스로 정신병원에 입원하였지만 회복하지 못한 채 1856년 46세의 나이로 생을 마쳤습니다. 아내 클라라는 남편의 사후 40년 동안 유럽 전역을 돌며 피아노 공연을 하였고, 슈만의 작품들을 편곡하며 그의 음악을 널리 알렸다고 합니다.